저를 가난한 자의 라이카라 부르지 마세요

Yashica Electro 35 G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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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년대 중후반에서 70년대까지는 붙박이 렌즈가 달린 즉, 렌즈 교환이 되지 않는 RF카메라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의 수많은 카메라 회사에서(비록 지금은 인수 합병되거나 사업을 접은 곳이 많지만) 앞 다투어 붙박이 렌즈 RF 카메라를 생산했지요. 그중 단연 돋보이는 카메라가 있으니 바로 Yashica Electro 35 시리즈입니다.

많 은 사람들이 Yashica Electro 35 시리즈를 ‘가난한자의 라이카’라며 극찬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그만큼 사진이 잘 나오니 붙여진 애칭이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애칭은 Electro 35 시리즈의 탄생 배경을 조금만 살펴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애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66년에 발매된 Electro 35 시리즈는 당시에는 획기적이라 불릴만한 전자제어식 노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비교하기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지만 라이카 M시리즈는 1971년 M5 모델에서 처음으로 바디에 노출계를 장착하기 시작했으며 2002년에 이르러서야 조리개 우선모드가 지원 되는 M7이 출시되었습니다. 바로 이 자동노출에 대한 각각의 회사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개념의 차이는 생산하는 카메라에 그대로 투영이 되었겠지요.

1966 년 처음 발배된 Electro 35 GSN의 노출제어는 1/500초에서부터 30초까지 무단 전자 셔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조리개 우선 모드로 놓고 원하는 조리개 값을 조절하기만하면, 카메라가 알아서 셔터스피드를 끊어주는 것이지요. 이는 Electro 35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보다 대중적인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했으며 전자적인 성능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카메라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에 만들어진 라이카 M 시리즈들과는 대척점에 놓여 있는 카메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지요. 억지로 둘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둘 다 RF카메라라는 정도 밖에 없을 듯합니다.

구 닥다리에 골동품 카메라로 취급받고 있는, 많은 가정의 장롱 깊숙한 곳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는, 발견된다 하여도 다시 장롱 깊은 곳에 처박아 버리는, 그러나 지금 생산되고 있는 여타 다른 카메라와 비교하여도 결과물이 결코 뒤지지 않는, Electro 35 시리즈. 그 진정한 매력에 대해 조금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Yashica사의 역사
Yashica 사의 역사는 1949년에 설립된 야시마(八州) 광학정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야시마는 고대 일본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단어로서 8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태초의 일본 열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야시마 광학정기는 이후 Yashima+Camera의 의미인 Yashica사로 개명하게 됩니다.

Yashica 사는 토미오카 광학과 닛카 카메라를 인수하면서 렌즈와 카메라를 생산하는 기술력을 쌓게 됩니다. 토미오카 광학은 야시카 뿐 아니라 일본의 여러 카메라 회상에 렌즈를 납품하던 광학전문 업체였으며 닛카 카메라는 라이카 카피 카메라를 생산하던 업체였습니다. 사실 Yashica사 최초의 카메라로 알려진 Yashima Flex는 독일의 이안 리플랙스 카메라인 Rollei Flex의 카피 카메라입니다. Electro 35 시리즈와는 기계적으로 완전히 다른 카메라이죠. 즉 토미오 광학과 닛카 카메라의 인수가 있었기에 Electro 35 시리즈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Yashica 사는 닛카 카메라 인수 이후 1958년 Yashica 35라는 45mm F1.9의 붙박이 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생산하면서 본격적인 135판형의 카메라를 제작하게 됩니다. 이후 1959년에는 Yashica YK, YE, YL 시리즈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며 Yashica M 시리즈, Yashica Lynx 시리즈 등 끊임없이 새로운 시리즈들을 내놓게 됩니다.

드 디어 1966년 Yashica사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자동 노출시스템을 가진 Yashica Electro 35 GSN 을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75년 Yashica Electro 35 GX를 끝으로 Electro 35 시리즈는 더 이상 생산하지 않았습니다.

1975 년에 이르러 Yashica사는 독일의 Carl Zeiss사와 기술협력으로 Contax RTS를 발매하면서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를 정점으로 하여 Yashica사는 쇠퇴의 길로 접어듭니다. Carl Zeiss사와 함께 만들었던 Contax RTS 시리즈는 고급기종으로, Yashica의 이름을 붙인 것은 염가 기종으로 만들었던 것이 실수였는지 Yashica사는 결국 1983년 10월 교토의 Kyocera(쿄세라)사에 합병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Yashica Electro GSN

1. 기본 스펙

Yashica 사는 1966년 Yashica Electro 35 GSN을 시작으로 Yashica RF 카메라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Electro 35 시리즈를 생산합니다. 그중 지금도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모델은 GSN, GTN입니다. 둘은 실버와 블랙 페인팅의 외관만 다를 뿐 같은 스펙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무게는 750g으로 꽤 묵직한 편입니다.

4 군 6매의 COLOR-YASHINON DX f/1.7 45mm 렌즈가 장착되어 있으며 셔터는 1/500초에서 30초까지의 무단 전자셔터입니다. B셔터와 셀프타이머, 셔터버튼 잠금이 지원되며 ASA 값은 1000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Electro 35 GSN의 노출은 CDS 센서가 측정한 빛의 세기를 “Electronic Brain”이라는 반도체가 읽어 들여 제어하게 됩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여타 다른 카메라와 비교하여도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2. 사진을 찍기 전에
Yashica Electro 35 GSN은 감도 설정을 제외한 모든 제어기능은 렌즈부에 몰려 있습니다. 렌즈부에는 총 세 개의 링이 있으며 안쪽부터 차례대로 거리 조절링, 조리개 조절링, 촬영 모드 조절링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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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조절링에는 날씨 심볼이 그려져 있어 초심자도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맑을수록 태양이 그려진 쪽으로 링을 움직여 조리개를 조이고 어두울수록 창모양의 그림으로 움직여 조리개를 개방하면 됩니다.

대 부분의 상황에서는 Auto라고 표시된 부분에 화살표를 맞추어 사진을 찍으면 되고 원하는 조리개 값을 맞추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셔터를 끊어줍니다. 30초 이상의 장노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B라고 적인 부분에 맞추어 B셔터로 촬영을 하면 되고 전용 플레쉬(MS-20DX)를 사용할 경우에는 꺾어진 화살표가 중간에 오도록 링을 돌려 사용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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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출 상황에 따라 카메라 상단과 파인더 내에 위치한 램프에 불이 들어옵니다. 셔터스피드가 느리게 끊길 경우에는 좌측을 가리키는 화살표에 주황색 불빛이 들어오며 1/500의 셔터스피드를 넘어설 경우에는 우측을 가리키는 화살표에 붉은색 불빛이 들어옵니다.

주 황색 화살표가 떴을 경우에는 삼각대와 셔터릴리즈를 사용하면 흔들리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Yashica Electro 35 GSN은 보통의 카메라와 달리 저속셔터일 경우 셔터가 자동으로 닫힐 때 까지 셔터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합니다. 셔터버튼을 떼는 순간 셔터가 닫혀버리기 때문에 적정노출로 빛을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붉 은색 화살표에 불이 들어오면 조리개를 조여 노출이 오버되지 않도록 합니다. Yashica Electro 35 GSN은 최고 셔터스피드가 1/500초이기 때문에 그보다 빠른 속도로 셔터를 끊지 못합니다. 따라서 조리개를 조여 노출을 맞추어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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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 년에 생산된 Yashica Electro 35 GSN에 사용되는 수은 배터리(HM-4N)는 현재 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각종 카메라 및 사진관련 사이트에서 사진과 같은 배터리 어댑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어댑터 안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LR44 배터리 4개를 넣어 사용하면 됩니다.


작례
작례의 사진들은 모두  Yashica Electro 35 GSN으로 촬영하였으며 네거티브 필름을 사용하였습니다. 노출 등의 보정을 위해 포토샵에서 약간의 레벨을 조정하였으며 포토웍스에서 리사이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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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의 초광각 렌즈

언제 부터인가 CS 21mm 렌즈가 조금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욕심이 조금씩 조금씩 제 머리를 갉아먹고 들어왔더랬습니다. 하긴 인간의 욕식이란 게 어디 그렇게 쉽게 내쳐지던가요. 그런데 막상 RF 카메라에 물릴 수 있는 10미리대의 초광각 렌즈를 하나 장만하려고 보니 딱히 고르고 자시고 할 게 없더군요. 신의 눈이라 불리시는 그분과 코시나에서 생산한 Heliar 15mm 둘중에 하나더라구요. 아시는 분들은 익히 아시겠지만 제가 돈이 어딨나요. 먹고 죽으려 해도 그럴 돈은 없습.. 아니, 차라리 먹고 죽고 말지요;;;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큰 고민없이 Heliar 15mm를 장만하게 됩니다. 그게 대략 1년하고도 4개월 전쯤이네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실 Heliar 15mm가 저렴한 렌즈, 라고 딱잘라 말하긴 어렵죠. 신품가 60만원의 렌즈가 싼 렌즈는 아닙니다만, 장터 거래가는 30만원 중반에서 40만원 중반까지 걸쳐 있어 눈 딱 감고 지르기에는 아주 부담스러운 가격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실 많은 분들이 살까말까를 수없이 고민하는 렌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RF카메라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10미리대의 광각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이녀석 말고 딱히 마땅한 대안이 없어요. 그래서 사용기 제목을 가난한 자의 초광각 렌즈라 붙여 봤습니다. 어딘가 어색하고 어딘가 불안한 제목이긴 합니다만, 그냥 밀어 붙이겠습니다. 이정도 작명 센스는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Super wide Heliar 15mm F4.5는 어떤 렌즈?

약간 거저 먹는 것 같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렌즈의 스팩이나 설명은 코시나 홈페이지의 이미지로 대신할까 합니다. (문제가 된다면 이미지는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요점만 살펴본다면 이렇습니다.

● 15mm F4.5, 회각 110˚ 의 초광각 렌즈
● 거리계 연동이 되지 않으며, 목측으로 거리 조절
● L마운트(m39 스크류 마운트)
● 필터 장착 불가능

특징은 대충 이정도가 되겠네요. L마운트라 베사 R, 라이카 바르낙, 러시아카메라 등에도 마운트가 가능하고 LTM어댑터 링을 사용하면 M마운트 카메라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는 Ultra wide Heliar 12mm 렌즈와 함께 니콘F마운트로도 발매 된바있습니다. 물론 렌즈설계의 특성상 미러업을 하고 외장파인더를 통해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어야만 했지요.

잡다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이 렌즈가 보여주는 결과물은 어떨까요?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RF카메라를 사용하고, 큰 부담 없이 초광각 렌즈를 사용하고 싶다면 Super wide Heliar 15mm가 해답이다, 라고요.


Super wide Heliar 15mm F4.5에 대한 단상

당연한 이야기지만 15mm 초광각 렌즈가 보여주는 세상에 왜곡이 없을 수 없습니다. 정확하게 수평을 맞추면 비교적 왜곡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카메라를 숙이거나 올리며 여차없이 왜곡이 나타납니다. 사람의 얼굴이 길죽하게 늘어나는 건 다반사고 빌딩이 기우는 것은 아주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게 광각렌즈의 매력 아니던가요. 저는 이 렌즈가 보여주는 왜곡이 사랑(?)스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은 무엇을 더하느냐가 아니라 뺄것을 빼는 작업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광각렌즈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꽤나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한 화면에 너무도 많은 요소들이 네 귀퉁이 안에 비집고 들어와 비틀거리며 자리를 잡아 버리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이 초광각 렌즈의 광활함에 부담이 느껴졌던 게 사실입니다만, 한롤 두롤 사용을 하면서 느낀 결론은 뺀다는 것에 부담을 가지지 말자, 는 것입니다.

오히려 뺀다는 개념으로 구도를 잡기보단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많은 요소들을 어떻게 하면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게 처리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죠. 어떻게 보면 그게 또 광각렌즈로 사진을 찍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어요.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요소들을 넓은 파인더 안에서 요령껏 덩어리 짓고 그 속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 말이죠.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는 4.5에서 부터 조리개 값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저같은 경우에 F값 8이하로 촬영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다름 아닌 목측식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초광각 렌즈인만큼 F8만 되어도 0.5m에서 부터 무한대까지 초점이 맞습니다. 사실 초점 맞추기 귀찮아서 그런 거죠. 조리개 우선모드를 지원하는 카메라에서는 초광각 렌즈를 탑재한 똑딱이 카메라로 변신하게 되니, 이처럼 스냅에 강한 렌즈가 또있을까싶습니다.

F값 11이상에서 Super wide Heliar 15mm 렌즈가 보여주는 결과물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베일듯 날카롭다는 느낌마저 들고 콘트라스트도 강한 편입니다. 이렇게 작은 렌즈가 그토록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다만 조리개를 개방하면 할 수록 소위 말하는 '쨍한'사진을 얻기는 힘들어집니다. 그렇다고 개방에서 못봐줄 정도는 아닙니다~.

말이 너무 많았네요. 이쯤에서 작례사진들을 올려야 지루함이 가시겠죠?
모든 사진은 Bessa R, Zeiss ikon으로 촬영했습니다.


작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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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anon Camera Museum(http://www.canon.com/camera-museum)



1.만남

M39스크류 마운트 카메라로 제대로된 사진을 시작했던 게 실수였던 걸까요.

처음에는 싸고 쓸만하고 예쁘고 대중적이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러시아 카메라를 손에 쥐었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고, 렌즈를 구비하면서 저는 그 시작부터가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찌그리 많은 종류의 렌즈가 한종류의 마운트로 생산이 되었는지.

M39 스크류 마운트는 정말이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스팩트럼이 넓은 뽐뿌의 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Fed 5c로 시작한 저의 m39스크류 마운트 렌즈 편력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나, 문제는 언제나 돈이었습니다.

가지고 싶은 렌즈는 수도 없이 늘어가건만 저의 주머니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었죠.

M39 스크류 마운트에는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렌즈들이 많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지만 그마저도 좀 무리였달까요.


처음 밝은 렌즈를 가지게 된건 Jupiter 3 50mm f1.5였습니다.

한동안 그 Jupiter 3를 뻔질나게 썼더랬습니다.

하지만, 그게 밝은 렌즈의 저주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2. Canon 50mm f1.2를 만나다

뽐뿌에 힘겨워 했던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돈은 없는데 f1.2렌즈를 쓰고 싶다면 답은 요놈 뿐이라고요.

f1.2의 밝기를 가진 렌즈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라 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이친구를 쓰는 건 나쁘지 않겠다고

스스로 끊임없이 최면을 걸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제 손에는 거의 민트급에 가까운 Canon 50mm f1.2렌즈가 손에 들려있었습니다.

영롱한 호박빛 코팅의 이친구를 만난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뛰는군요.

물론 지금은 제손에서 실사용기 수준으로 외모가 변했습니다만....


첫만남을 회고해 보자면, '이놈 참 단단하고 무겁구나'였습니다.

322g에 이르는 엄청난 무게와 필터 구경 55mm에서 오는 중압감은

Bessa 시리즈와 같은 제아무리 가벼운 바디에 마운트시켜도 중세 기사와 같은 위용을 자랑케 했습니다.

좋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죠.

사실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RF카메라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스냅성을 갉아먹는 렌즈랄까요.



3. 어차피 자기만족!

f1.2렌즈를 쓴다는 것, 그거 어차피 다 자기만족 아니던가요?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고작 반스톱의 밝기를 얻기 위해 엄청나게 커지고 무거워지는 단점을 껴안을 필요가 없지요.

지금 열심히 이 렌즈를 쓰고 있지만 쓰다보니 1.2의 조리개 값으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1.4나 1.2나 셔터스피드가 같은 경우가 많거든요.

정말 우습지 않습니까?

이 렌즈를 물리는 카메라들 대부분이 중간 셔터스피드가 없기에

반스톱밖 정도에 차이가 나지 않는 1.2나 1.4나 거의 같은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나은 화질을 확보하기 위해 1.4에 두고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특히 네거티브 필름을 즐겨쓰는 제겐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이토록 비실용적인 렌즈가 또 있을까요?

하지만 실용적인 측면만 따지면 그게 어디 예술이고 그게 어디 사진이냐,

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곤합니다. 그게 무서운겁니다. 그래서 뽐뿌는 끝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말 하는 게 좀 부끄럽지만 1.2를 자주 안쓰는 이유는 초점이 너무 잘 나가서 입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초점 맞추는 데 신경쓰게 되고 인물사진을 좀 찍을라치면 사람들이 지루해할 정도입니다.



4. 나는 소프트함과 뒷흐림을 즐긴다

이것도 몇몇 분들에게는 욕들어먹을 법한 취향인데, 저는 뒷흐림을 즐깁니다.

심도가 얕게 표현되는 렌즈라면 그걸 즐기고 깊게 표현되는 렌즈라면 또 그걸 즐깁니다.

50mm 이상의 렌즈라면 렌즈별 뒷흐림을 즐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되고요.

뭐 여튼 구차한 변명은 이쯤하고, 이 렌즈의 보케를 간략하게 설명할께요.

총 11장의 날로 이뤄진 조리개는 대략 f2.0 정도에서 부터 톱니 모양을 이룹니다.

당연히 보케의 모양도 그런 모습을 뛰게 됩니다.

최대개방 근처에서는 주변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일명 회오리보케가 확인되기도 합니다.

대구경렌즈 특유의 뒷흐림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f2.0 이전의 조리개에서는 현행랜즈들에 비해 소프트한 결과물을 보게 되는 데 사실 그게 또 올드렌즈 쓰는 맛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정도 가격에 f1.2렌즈를 쓰는데 까짓 소프트함이 문제겠습니까. 어차피 다 자기만족인데 말이죠. 허허허.



5. 결론은, 그냥 쓰자

무겁고 불편해도 이녀석이 만들어주는 결과물이 그다지 나쁜 게 아니라 꽤나 괜찮았기에

f1.2의 밝기는 둘째 치더라도 그 결과물이 상당히 마음에 들기에 그냥 이친구를 오래오래 써볼 생각입니다.

f1.2라는 스팩에 혹했지만 그 육중함에 실망했고, 그러나 그 결과물에 이친구의 진가를 알았다고나 할까요.

1년 넘게 이친구가 제 50mm 주력렌즈로 활동하고 있는데, 좀더 오래 갈 것 같네요.

이래놓고 또 언제 갈아치울지 모르지만요.



6. 작례

글을 쓰다가 조금 지쳤습니다. 사진마다 어떤 카메라와 어떤 필름으로 찍었는지 일일이 명기하기가 조금은 귀찮습니다...

성의 없이 마무리지어서 죄송합니다. f1.2렌즈의 사용기인만큼 개방근처의 결과물을 주로하여 작례를 꾸몄습니다.

모자란 사진이지만 끝까지 봐주세요~




































































































































































































































































































































:: 여기서 부터는 R-d1s로 촬영한 결과물들입니다. 참고하세요.